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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교서

1998년 교구장 사목교서

  • 작성자 :  사무처
  • 등록일 :  2009-03-27
  • 조회수 :  955
그리스도 안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공동체
(새로운 복음화의 해, 3)
 
 
 
그리스도 안에 사랑하는 성직자, 수도자 및 교형자매 여러분,
 
지난해에 우리 교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교구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목적인 배려를 하면서 새로운 복음화 운동을 펼쳐 왔습니다. 특히, 사제단의 일치 속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사목, “함께 하는 사목”을 실현하기 위한 평신도 지도자의 양성, 각종 지역단위 모임의 활성화, 자매결연 정신의 내실화, 도농간의 물질적· 인적 교류를 통한 형제적 나눔과 도농공동체운동의 활성화 등을 강조하였습니다(1997년도 교구장 사목교서, 7-14항 참조).
또한, 교구 설정 60주년 및 목포지역 선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정신운동의 일환으로 사제들의 쇄신과 계속교육에 관한 연수회, “마르코 복음 읽고 쓰기 60일” 운동, “교구 차원의 동시 선교운동 및 입교식”을 실시하였고, 기념사업으로 노안에는 피정의 집 건립을 그리고 우리 교구의 모교회(母敎會)인 목포 산정동 성당에는 목포지역 선교 100주년 기념관 및 레지오 마리애 전시관 건립을 추진하였으며, 기념행사로 지난 10월 12일에 목포에서 경축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앞으로도 본당 및 지역간의 활발한 교류와 나눔을 통해 교구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교구 공동체”를 지속적으로 구현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1. 올해의 사목방향
1.1. 올해는 2000년 대희년 맞이 교구 5개년 사목계획의 제3차년도입니다. 저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됨』이라는 교구 5개년 사목계획의 대주제와 관련시켜, 올해 사목교서의 주제를 「그리스도 안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공동체」로 결정하였습니다.
1.2. 이 주제는 대희년을 준비함에 있어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여 희년의 열매인 사회교리로 복음을 선포하라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가르침을 염두에 두고 선택되었습니다만(사회적 관심, 41항.42항.47항 참조), 그것은 루까복음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희년선포를 바탕으로 하는 교회공동체의 사명과도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주고 눈먼 사람을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까 4,18-19).
1.3. 올해의 주제는 또한 ‘시대의 징표 안에서’ 새로운 의식으로 우리 교구를 쇄신하면서, 교회공동체와 지역사회 모두를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표현으로’ 새롭게 복음화시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올해는 우리 교구의 세 번째 “새로운 복음화의 해”로 명명될 것입니다.
 
2. 인간세상의 일치의 표지요 도구인 교회공동체
2.1. 하느님은 교회와 인간세상이 당신 안에 하나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와 전 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 주는 표지요 도구”(교회헌장, 1항)로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교회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표지가 됨으로써 그 하느님의 나라를 구체적으로 이루어 가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2.2. 특히, 인간을 비인간화시키는 시대적 징표 안에서, 교회는 하느님의 같은 자녀로서 공통적으로 부여받은 인간 존엄성을 서로 존중하고 전인적 해방을 실제적으로 맛볼 수 있는 인간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면서(제삼천년기, 12항 참조), 그리스도의 사명을 이어받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연관된 활동을 계속 해 나가야 합니다.
 
3. 지역사회와의 대화와 봉사인 사목활동
3.1.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통하여 역사(役事)하시면서 인간을 구원하시고, 세상 안에 존재하는 교회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면서(사목헌장, 1항 참조)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에 참여하므로, 교회는 세상을 향해 자신의 문을 열면서 세상의 관심사를 자신의 관심사로 삼아야 합니다(사목헌장, 3항 참조). 사실 교회의 사목활동은 자신이 처한 시대적· 지역적 상황 안에서 이루어지는 세상과의 대화와 봉사를 그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교회헌장, 8항; 200주년 사목회의 의안 지역사목, 6항 참조). 보다 좁게 말하면, 본당은 주교로부터 관할구역의 지역사회에 파견되어 그 지역에서 교회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교회공동체이며, 이러한 본당의 사목활동은 지역사회와의 대화와 봉사를 기본원리로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본당 안에서 교회가 지역적으로 드러나 보이고, 교회적 친교가 가장 직접적이고 가시적으로 표현됩니다(평신도 그리스도인, 26항).
3.2. 본당은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생활을 통하여 스스로 복음화되는 전례 공동체임과 아울러 세상 복음화의 소명을 이룩하는 선교 공동체입니다. 따라서 각 본당은, 신자들을 위한 기존의 사목적 배려뿐 아니라, 관할구역 내의 인구분포 현황을 비롯하여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상황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복음적 성찰을 계속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주민과 친교를 나누면서 지역사회를 복음화할 수 있는 사목활동을 구체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4. 지역사회에 열린 본당공동체
4.1. 우리 교구내 각 본당이 지역사회의 제반 현실에 따른 요청과 함께 하면서 하느님의 구원역사(救援役事)의 표지와 도구가 되고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사회와 대화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력과 재정과 시설 등을 통하여 온전하게 봉사하고 있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본당 신자와 단체들이 정의와 사랑의 정신 안에서 복음말씀을 구체적이고 공동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는가?
- 본당 예산이 지역사회의 관심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편성되어 있는가? 그렇다면 얼마나 어떻게 편성되어 있는가?
- 본당 시설이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개방되어 활용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측면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른 변화는 무엇인가?
4.2. 최근에 교구 사목국에서 발간한「1997년도 사목방문 보고사항(사목국용) 결과 및 분석」을 보면, 많은 본당들이 지역상황과 관련하여 본당 자체적으로 또는 지역 민간단체나 타종교 단체와 공동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교회가 교회의 벽을 넘어 개방된 마음으로 지역주민들과 대화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사목을 펼칠 때, 교회는 지역주민들에 대한 참된 봉사를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그리스도의 구원 성업은 본래 사람들을 구원할 목적을 가졌지만, 현세질서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의 사명도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의 은총을 사람들에게 전할 뿐 아니라, 현세질서에 복음정신을 침투시켜 현세질서를 완성하는 것입니다”(평신도교령, 5항). 이처럼 영적 질서와 현세 질서는 서로 구별되지만 하느님의 한 계획 안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각 본당과 단체들은, 자신들 역시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의식을 더욱 새롭게 하면서, 지역사회와 보다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력을 함께 할 필요가 있습니다.
4.3. 이를 위해서 각 본당은, 교구예산 편성지침대로, 사회봉사활동을 위한 예산을 좀 더 과감하게(교구비를 제외한 본당 예산의 10% 기준으로) 책정할 필요가 있고, 본당의 신자 및 시설을 조직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의 욕구에 대한 전문적인 조사와 체계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200주년 사목회의 의안 지역사목, 2항 참조).
 
5. 사회사목활동
5.1. 교회는 오랜 역사를 통해, 기도와 성사집행 뿐 아니라, 국가나 지방 자치단체가 할 수 없는 교육· 의료· 복지 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사회사목활동을 펼쳐 왔는데, 이것은 각계 각층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장애인, 부랑인, 노인, 고아, 근로청소년 등)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을 체험해야 하는 교회의 사명이기도 합니다(교회헌장, 8항; 평신도교령, 8항; 평신도 그리스도인, 41항 참조). 또한, 기회가 닿는 대로 각종 단체의 후원회에 가입하여 경제적인 지원을 하거나 직접 시간을 내어 그들의 삶에 그리스도처럼 육화하는 삶을 살려는 신자들이 우리 주변에 많고, 상당수의 본당들이 지역의 복지관 등과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2.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재정적인 지원만으로는, 그것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가난과 소외감 자체를 없애 줄 수 없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가능한 대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면서 그들과의 친교 안에서 서로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나눔은 소유(우리가 무엇을 가졌느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존재(우리가 누구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각 본당은, 도시본당 뿐 아니라 작은 본당도, 가난한 가운데에서도 재정적으로나 신앙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음과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뿌에블라, 368항 참조).
5.3.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예로부터 교회는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과 일치하기 위하여 교회의 ‘남는 것’뿐 아니라 ‘요긴한 것’을 가지고도 나누었습니다. (...) 소유의 노예가 된 세상 사람들에게 존재의 복음을 가르쳐 주어야 할 교회가 더 소유하기 위하여 애를 쓴다면 이는 교회의 길을 벗어나는 일입니다. 교회의 발전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에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소수의 ‘소유’가 다수의 ‘존재’, 즉 인간됨을 손상시키는 사회현실에서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사회적 관심, 31항). 물론 이러한 가르침은 현실적으로 당장 실현이 가능한 것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이상이요 희망으로서 장차 다시 오실 메시아께서 실현하실 진정한 나눔을 예고하는 ‘미래예언’일지도 모르겠습니다(제삼천년기, 13항 참조).
 
6. 기타, 몇 가지 활동들
6.1. 흔히 사회사목의 의미는 우선적으로 사회복지사업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만, 교회가 세상과 대화하고 봉사하는 것은 단순한 시혜적 차원뿐 아니라 사회개발적 차원이나 생활공동체의 차원 등 보다 다양한 상황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각 본당이 자선과 봉사활동을 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에 개방되고 지역사회 안으로 들어가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사목으로 그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6.2. 이것은 단순히 지역사회에 신앙인으로서 기여하는 차원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복음정신으로 현세질서를 완성하는 차원을 말하는 것입니다(평신도교령, 5항). 즉, 그리스도교적 가치로 지역사회를 그 내부로부터 변화시키면서 지역사회의 구체적 환경과 생활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하여 주님의 말씀의 빛에 비추어 그 해결책을 복음적으로 함께 강구함으로써(현대의 복음선교, 18항 참조), 신앙과 삶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고 그 지역에 복음을 구체적으로 현존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된 존재로서의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 안에서 실시되는 사회사목활동은, 믿는 이들의 실천적인 신앙생활 양식(樣式)이며 동시에 복음화의 구체적 방법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6.3. 따라서 각종 환경보전운동,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 생명수호운동 등에 지역의 시민단체와 함께 참여하는 것은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며, 기타 지역사회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7. 청소년 사목 및 북한형제들과의 나눔
7.1. 오늘날 많은 기성세대들은 청소년을 이 시대의 동반자로 여기기보다는 미래의 주역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은 이미 기성세대들과 함께 이 사회의 엄연한 주인공입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청소년들에 대한 배려를 통상적인 사목의 주제로 삼아야 할 것이며, 특별히 본당은 지역 청소년들의 전인교육과 건전한 그리스도교문화 형성을 위한 폭넓은 문화공간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안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7.2. 또한, 교구희년 기념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북한형제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겨레사랑운동은 한겨레로서의 동포애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마땅할 시대적 소명이요, 가난하고 소외된 형제자매에 대한 실제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어야 할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신앙적 책무이기도 하며, 이러한 운동은 화해와 일치로 참다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교구내 전체본당과 여러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몇몇 본당에서는 지역 내의 타종교인들과 연대하여 이러한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8. 사제들의 의식전환
8.1. 각 본당이 「그리스도 안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제들이 개방된 목자적 사랑으로 인간에게 봉사하는 사목을 실천적으로 선택하는 의식전환이 요청됩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각 본당의 주임신부는 사회 정의에 관한 것도 포함하여 복음정신을 함양하는 활동을 격려해야 하고, 특히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상처입은 이들과 외로운 이들 그리고 특별한 어려움에 짓눌린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며(교회법, 제528조 1항 및 제529조 1항), 이러한 배려의 대상에는 신자들과 진배없이 지역 내에 살고 있는 비신자들도 포함되어야 합니다(교회법, 제771조 1항). 복음화와 사목적 배려에 있어 신자와 비신자는 본질적인 구별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현대의 복음선교, 18항 및 19항 참조).
8.2. 물론 사회사목 활동의 추진은 본당 주임사제 개인의 주관적 판단으로 독자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사제단과의 연대성 안에서 그리고 필요하다면 지역사제회의의 활성화를 통한 연대와 협력 속에서, 본당 구성원 전체의 합의를 통해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제들은 교회적인 친교 안에서 주교와 일치를 이루면서 자신이 속한 사제단 안에서 그리고 사제단과 함께 공동사목을 통해 성숙해져야 하며(현대의 사제양성, 17항 및 74항), 이를 위해, 각 지역사제회의는 가능한 한 자주 지역별 현안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공동으로 연구하고 실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교구 내의 사목활동이 단일성을 유지하며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주교교령, 30항 참조).
 
9. 사회사도직을 위한 평신도 의식교육
9.1. 세속적 성격을 지닌 평신도들(교회헌장, 31항)은 복음정신과 교회정신에 따라 현세질서를 그리스도 안에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쇄신해야 하는 특별한 직분을 받았습니다(평신도교령, 7항; 사목헌장, 43항 참조). 평신도 사도직은 “교회와 세계 안에서, 영적 질서와 현세 질서 안에서”(평신도교령, 5항) 수행됩니다. 따라서 평신도들은 스스로 복음화하면서 동시에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사람들과 사회를 복음화시키는 사회사도직을 자신의 임무로 생각해야 합니다(평신도교령, 13항; 민족들의 발전, 81항 참조).
9.2. 평신도들의 이러한 임무가 효과적으로 달성되기 위해서, “평신도들은 자기 고유의 소명과 사명에 대한 발견과 실천에 있어서 교회의 구성원이라는 성격과 인간 사회의 시민이라는 성격을 통합시킬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합니다”(평신도 그리스도인, 59항). 따라서 각 본당과 단체는 평신도들로 하여금 정치· 경제· 사회· 문화생활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사회의 공동선을 촉진하면서 세상 복음화의 사명을 자발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층에 맞추어 여러가지 방법으로 실천적인 의식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하느님이신 구세주, 55항; 어머니요 스승, 223항.227항.228항; 평신도교령, 7항.8항; 평신도 그리스도인, 41항 참조).
 
10. 반모임(소공동체)의 활용 및 전례 안에서의 표현
10.1. 현재 각 본당 사목협의회의 사회분과위원회· 노인분과위원회· 여성분과위원회 그리고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상호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맺으며 연대성과 보조성의 원칙에 따라 실시하고 있는 사회사도직 활동들은, 그들에게만 국한되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교회공동체 구성원 전체의 일상적인 삶이어야 합니다. 모든 신자들은 사회사도직 활동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본분 자체라는 인식과 함께 자신 역시 그 활동의 주체라는 자각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과 자각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반모임(소공동체)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반모임(소공동체)은 다양한 계층과 여러 단체에 소속된 신자들이 본당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함께 참여하여 인간의 삶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문제들과 지역사회의 제반 현실을 복음말씀의 빛에 비추어 공동체적으로 함께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자들 사이에서 뿐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도, 신앙의 눈으로 함께 보면서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나눔과 능동적인 봉사를 통해 드러나는 반모임(소공동체)의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역할은, 반모임(소공동체) 자체를 위한 쇄신과 새로운 복음화에도 유익할 것입니다.
10.2. 전례는 교회공동체의 사회사도직 사명과 분리되기보다는 서로 어우러져야 하므로, 세상에 대한 교회공동체의 대화와 봉사는 전례 안에서도 표현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사목헌장, 1항)가 각 본당의 전례(예컨대, 미사 중의 신자들의 기도)에도 적절히 반영되어야 하고, 전례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전례로부터 세상 안에서의 자신의 활동에 대한 의미와 갈망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성직자, 수도자 및 교형자매 여러분,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올해에 우리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면서 우리 자신과 세상의 새로운 복음화를 이룩하는 것을 우선적인 사목목표로 삼았습니다. 이와 같은 사목계획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되기 위해서는, “교구내 각 조직 상호간의 사목적 연대를 통한 공동협력이 요구되고, 각 본당과 단체에서는 본 사목교서와 연계성을 지닌 보다 명확하고 세부적인 실천 방안들을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주교의 협력자로서 교구 전체의 사목활동에 이바지하도록 불림을 받고 주님의 양떼의 일부와 주교의 직무의 일부를 맡아 매일같이 신자들을 돌보는 사제들의 협조는 매우 요긴합니다”(1996년도 교구장 사목교서, 13항; 1997년도 교구장 사목교서, 16.2항).
우리 모두 올 한해 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여타의 통상적인 사목활동과 더불어, 복음정신과 교회정신에 입각하여 지역사회와 함께 하면서 광주·전남지방의 빛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1997년 11월 30일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 광주 대교구장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