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자료
올바른 성모 신심2차 교구장 공지문 (2001년 5월 5일)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1-10-25
- 조회수 : 1653
올바른 성모신심
성모 성월을 마치며
교구내 모든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에게 구세주의 어머니시며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도우심과 사랑이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십자가 위에서 세상 구원을 위해 희생되신 구세주 예수님께서는 운명하시기 전 당신의 어머니를 우리의 어머니로 내 주셨습니다(요한 19, 25 -27). 그 때부터 예수님의 제자들은 성모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셨으며, 성모 마리아께서도 제자들과 함께 하시며 예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받을 때까지 함께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때가 찼을 때 성령께서 제자들 위에 내려오시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바르게 깨닫게 해 주시고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를 탄생시키셨습니다 (루가 1, 26-38 ; 사도 1, 12-14 ; 갈라 4, 4-7 참조).
우리 한국교회는 2000년 대희년을 통해 거듭나기를 다짐했으며 “새날 새삶” 운동을 통해 교회와 사회가 새로운 천년기를 맞이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는 한국사회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기 위함입니다. 교황님의 가르침과 모범을 따라(기억과 화해), 한국교회도 “쇄신과 화해”를 다짐하고 참회예절(2000년 12월 3일)을 하였으며, 개신교 측에도 “신학선언”을 통해 지난날의 부족과 잘못을 반성하고 거듭날 것을 다짐했습니다. 개신교나 천주교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기독교인들 이 이 땅, 이 사회에서 할 바를 다하지 못한 데 대한 고백입니다. 이제 모두가 새롭게 되어 이 나라, 이 사회에서 그리스도의 누룩이 될 것을 다짐하며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여 새로운 오순절(성령강림)을 맞아야 합니다.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비복음적이며 하느님의 뜻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사회ㆍ정치ㆍ경제ㆍ 문화면에서 부정과 부패가 만연해 있고, 종교인이 50%가 넘는다고는 하지만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차이가 없을 만큼 혼탁해져 있습니다. 공무원ㆍ정치인ㆍ경제인 중에서 종교인을 합하면 비종교인보다 많으나 종교인답게 공동 선의 추구나 사회정의 구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며, 심지어 종교인들과 종교단체 자체도 이기적 집단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민족적으로는 분단과 냉전 체제에 얽매여 있으며 민족의 화합과 일치의 노력도 당리당략과 경제적 이윤 추구나 타산적 논리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위와 같은 진단은 홍보매체들이 연일 고발하고 토론하 는 것이기에 새로울 것이 없다고 하겠으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공감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공감대를 받아들여 우리 모두 “나부터 새롭게” 되도록 하며 우리 가정을 “참된 가정”으로 만들고 “좋은 이웃” 되어 이 혼탁한 사회 안에서 뜻을 같이 하고 연대하여 “함께 걸어가도록” 합시다.
우리가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할 때 성모님은 우리의 모범이 되시고 어머니로 다가오실 것입니다. 성모성월이 끝난다고 성모님 공경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일상 안에서 성모성월에 다짐하고 실천한 것을 새롭게 완성해야하겠습니다. 새날 새삶을 위해 성모님은 우리의 모범이 되십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성령으로 잉태하여 세상에 구세주를 낳아 주셨고, 구세주 예수님의 공생활과 십자가의 희생제사에 동행하셨으며, 그 제자들과 함께 기도하시고 성령 안에 교회가 탄생하는 데 함께 하셨습니다. 이 성모님의 길은 우리 구원의 길이고 고통스런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시므온은 구세주 예수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그 어머 니에게 “이 아기는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키기도 할 분이십니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반대자들의 숨은 생각을 드러나게 할 것입니다”(루가 2, 25-35) 하고 말하였습니다. 성모님은 아드님이 가신 길을 자신의 구원과 세상 구원을 위해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하셨습 니다. 우리도 성령 안에 “말씀”을 받아들여 잉태하고 말씀을 낳아주며, 그분을 믿고 따르는 삶을 생활 안에 실천하면서 자신과 세상 구원에 이바지하여야 하겠습니다.
최근 20년 동안 교황님께서는 이러한 삶의 진리를 구세주의 어머니(1987)와 여성의 존엄(1988)에서 강조해 주셨고,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복음(1995)으로 극복하도록 가르쳐주시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각 계층과 신분에 따라 고유한 소명을 다하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평신도를 위하여 “평신도 그리스도인”(1988)을, 성직자와 그 양성을 위하여는 <나 너희에게 목자들을 보내리니>“현대의 사제양성”(1992), 수도자들에게는 “봉헌생활”(1996) 을 생활의 원리와 기초로 주셨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바른 신원의식과 복음적 생활입니다.
우리는 이 성모님 달에 본당공동체와 함께 그리고 개인적으로 많은 기도를 하고 희생도 바치며 성모님께 전구를 청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을 다짐하고 희망을 밝혔으리라 믿습니다. 성교회로부터 새로 광주대교구 교구장직을 맡은 본 주교는 이 기회에 선임 주교이 시며 이 교구를 오랫동안 사목하신 윤공희 빅토리노 대주교님을 기억하며 그분께서 목자로서 근심하시며 교회의 선익과 바른 신앙생활을 위하여 발표하신 <나주본당 윤율리아와 그의 성모상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과 메시지에 대한 공지> (1998년 1월 1일 발표)를 교우들은 물론이고 특히 수도자와 성직자에게 “사목적 지침들을 교도권에 대한 순명의 정신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듭 강조하는 바입니다.
1. 이른바 “나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관련된 현란(眩亂)한 현상들에 매료되어 그것을 초자연적인 것으로 생각하거나 주장함으로써 신앙의 일치를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소위 “나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관련된 제반 홍보물(유인물, 간행물, 테이프, 비디오 테이프 등)의 발행과 유포를 공식적으로 금하며(교회법, 823조 1항 참조), 그와 관련된 홍보물을 읽거나 보는 것 역시 자제할 것을 촉구합니다.
2. 본 대주교가 윤 율리아씨에게, 그녀의 성모상에 (피) 눈물이 흘렀다는 날에 이루어지는 기념 행사 실시를 중단하도록 한 권고와 여러 기회에 자신의 체험을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단정적으로 주장하거나 이른바 “나주의 성모님 메시지”를 사적 계시라고 선전하지 못하 도록 한 권고 역시 여전히 유효하며, 교도권에 순종하기를 다시 한 번 권고합니다.
3. 윤 율리아씨와 관련된 사적인 장소에서 미사. 전례. 성사 집전을 금한 이전의 조치는 앞으로도 유효합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과 매달 첫 토요일에 윤 율리아씨의 성모상이 모셔져 있는 홀이나 다른 관련된 곳에서 이루 어지고 있는 공동체적 기도 모임(말씀의 전례 형태의 철야 기도와 성시간 등)과 기타 자체 공동체적 집회를 금지하며, 윤 율리아씨의 주변 인물들 역시 교도권에 순종하며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 일상적인 신앙생활을 영위하기를 권고합니다.
4. 관할구역의 본당 신부를 제외하고, 윤 율리아씨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성직자들에게 그 역할을 삼가 토록 한 조치 역시 여전히 유효합니다. 사목자들은 자신이 사목하는 본당이나 기관 내에서 이른바 “나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관심이 확산될 수 있는 빌미를 주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위의 사목적 지침에 순명하지 않는 사람은 교회정신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할 것이며, 이 사목적 권고에 따르지 않는 평신도들은 교회공동체 내에서 어떠한 공적직책도 수행하기에 적합치 않습니다. 수도자와 성직자들은 교도권에 불순종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공적사목활동을 광주 대교구 내에서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합니다. 교회에 순명하며 화합하고 일치할 때 하느님께서는 더욱 큰 은혜를 내려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노력이나 공적 때문에가 아니고 우리 구원을 위해 필요한 은총을 마련하시며 당신의 뜻을 밝히십니다. 성모님은 당신으로서 이해가 안 되는 상황에서도 모든 일들을 마음에 간직하셨다고 성령은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루가 2, 19. 51 참조).
친애하는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여러분!
우리 모두 청소년의 달이며 가정의 달이고 특히 성모님의 달인 이 5월에 바친 정성과 기도,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꾸준히 일상생활에 옮기며 본분을 다함으로써 새날 새삶의 일꾼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교회가 매일 성무일도 끝에 바치는 성모님 찬송을 함께 바쳐봅시다: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영원으로 트인 하늘의 문, 바다의 별이여, 넘어지는 백성 도와 일으켜 세우소서. 당신의 창조자 주님 낳으시니, 온 누리 놀라나이다.”
사도들의 모후이시며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서 우리의 영원한 도움이 되시고 전구자가 되시기를 청원하며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 가득하기를 빕니다.
2001년 5월 5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최 창 무 안드레아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