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교구[평화신문] “교황 방문은 감동의 축제였다”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02-12
- 조회수 : 886
교황의 필리핀 사목방문에 함께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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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역시 가톨릭 국가였습니다. 오후에 도착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맞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거리에 나와 교황님을 기다리는 신자 누구 하나 지친 기색 없이 웃으며 하나가 되는 형제애를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필리핀 주교회의 초청을 받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필리핀 사목방문 일정(1월 15일∼19일)을 함께한 김희중(주교회의 의장, 광주대교구장) 대주교는 “필리핀의 모든 학교가 교황 도착 날부터 출국 날까지 휴교에 들어가 교황을 맞았다”면서 “교황 방문은 필리핀 모든 국민이 참여한 감동의 축제였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김 대주교는 교황이 지난해 한국을 찾은 데 이어 이번에 스리랑카와 필리핀을 방문한 것은 보편 교회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낮은 아시아 대륙에 대한 교황의 관심과 격려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신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나라로 중국 선교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교회입니다. 스리랑카는 선교 500주년을 맞은 교회이고요. 아시다시피 필리핀은 아시아 유일의 가톨릭 국가입니다. 교황의 잇따른 아시아 교회 방문은 아시아 교회에 대한 교황의 남다른 애정과 아시아 선교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김 대주교는 교황의 필리핀 방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18일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꼽았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쉼터에서 살아가는 12살 여자 어린이가 이 자리에서 교황에게 “많은 아이가 부모를 잃고 마약과 성매매의 길에 빠지는데, 하느님께선 왜 이런 아이들을 내버려두시는지 모르겠다”고 울음을 터트리며 물었다. 김 대주교는 “이때 교황님의 답변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눈시울이 불거진 교황님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 우리가 모르는 하느님의 뜻이 숨어 있을 거다. 하느님께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신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갖자….’ 누구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아끼시는 교황님이 이들 모두에게 하신 말씀일 것입니다.”
김 대주교는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한국 교회와 필리핀 교회가 손을 맞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신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면서 경제적으로도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여유를 가진 교회라는 점에서,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가톨릭 인구가 가장 많은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라는 점에서다.
“이번 필리핀 방문을 통해 한국과 필리핀 교회가 힘을 합친다면 아시아 복음화에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위해 두 나라 교회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싶습니다.”
글·사진=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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