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 1일차>''담 안에 머물지 않고 함께하는 삶이 참 종교인의 삶''...한국종교지도자協, 1~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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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선균 기자 =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소속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유교, 민족종교 등 6개 종교 지도자들은 오늘(1일)부터 오는 4일까지 흑산성당과 불갑사, 원불교 영산성지, 장성향교 등 호남지역에 있는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에는 최근 새로운 교령을 선출한 천도교를 제외한 6개 종교 지도자들을 비롯해 각 종단을 대표하는 실무자, 그리고 종교업무를 관장하는 문체부 종무실 관계자, 불교방송과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취재진 등 20여명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소속 종교지도자들이 1일부터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에 들어간 가운데 종교지도자들이 목포 유달산에 도착해 오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단'은 첫날인 오늘(1일)여객선을 타고 2시간여를 달려 흑산도에 도착한 뒤 광주대교구가 지난해 개관한 흑산문화관광호텔에 여정을 푼 뒤 '무심사지' 절터를 찾았습니다.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93호인 '무심사지'는 흑산면 진리 읍동마을 뒤편에 있는 절터로 '진리 삼층석탑 및 석등' 유적으로 불려지다가 지난 1999년 목포대학교가 학술조사 과정에서 '무심사선원'이라는 이름이 적힌 기와조각을 발견함으로써 이곳이 신라말인 9세기경 창건돼 고려말인 14세기까지 운영된 사찰이었음이 확인됐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이 1일 흑산도 읍동마을 뒷편에 있는 무심사지 절터에서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종교지도자들이 1일 오후 흑산도 무심사지 절터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현존하는 삼층석탑은 높이 190cm이며, 석등은 160cm로 읍동마을의 당산나무였던 팽나무와 인접해 있어 10도 정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특히, 무심사지 주변에는 상라산성과 제사터 등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유적들이 있으며 이들 유적을 통해 흑산도가 중세시대 중국과의 교역활동에서 중요한 바닷길의 기항지였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최근 이들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은 "무심사지 절터를직접와서 보니 죄송스럽고 참회하는 마음이 앞선다"며 "앞으로 여러 지방 정부하고 협조해서 하루속히 복원하도록 노력하고 지금까지 잘 지켜주신 주신 흑산도 주민들과 천주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무심사지 절터를 둘러 본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단'은 흑산도의 명물인 상라봉 12굽이길을 지나 신유박해 당시 흑산도로 유배를 왔던 손암 정약전 선생이 생활했던 사리(沙里)마을을 찾았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이 1일 오후 손암 정약전 선생이 유배를 왔던 사리마을 입구에서 흑산성당 주임인 박상선 신부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단'은 광주대교구 흑산성당 주임인 박상선(헨리코)신부로부터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서민들을 위해 '자산어보'를 남기고 사촌서당에서 교육을 통해 후학을 양성했던 손암 정약전 선생의 삶과 생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숙연해 했습니다.
손암 정약전 선생의 유배지에서 흑산성당 주임 박상선 신부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종교지도자들과 순례단의 모습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에 참가하고 있는 종교지도자들이 사리공소 내외부를 둘러보고 있다.
이어, 유배문화공원에서는 흑산도가 큰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이라는 고립성 때문에 고려시대 이후부터 중죄를 지은 죄인에게 내리는 유배지였다는 사실을 역사적인 고증을 통해 소개한 다양한 조형물과 전시물을 둘러봤습니다.
유배문화공원에 설치된 각종 조형물을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는 종교지도자들의 모습
손암 정약전 선생의 동상을 살펴보고 있는 종교지도자들의 모습
종교지도자들이 1일 오후 손암 정약전 선생의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소속 종교지도자들과 운영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천주교광주대교구장이자 종지협 공동대표인 김희중 대주교는 "손암 정약전 선생이 서민들의 애환을 안고 서민들을 가르치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윤리의식을 앙양하는 그런 좋은 분이었는데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유배되었다"며 "하지만 허송세월하지 않고 이 지역에 어족자원을 정리하신 것은 바로 서민들의 삶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특히, "불교라던지 천주교, 유교 등 다른 이웃종교들이 종교라는 담 안에 머물러 있지 않고 지역민들과 더불어 함께하는 삶이 참 아름다운 종교인들의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여러종단 수장님들이 함께 순례하는 것은 참 뜻깊고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 첫날 일정을 마친 순례단은 내일(2일)홍도를 들른 뒤 광주로 올라가 2일차 여정을 마칠 예정입니다.
한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원불교 중앙총부, 유교 성균관, 천도교 중앙총부,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국내 7대 종단이 속해 있는 협의체로 지난 1997년 3월 18일 발족했습니다.
올해로 설립 25주년을 맞은 종지협은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풍조와 물질만능사상, 도덕성 상실, 계층간, 세대간, 종교간 갈등에 대해 종교계가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가시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이웃종교체험 성지순례'를 통해 이웃종교에 대해 크게 마음을 열고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