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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교구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토마시 할리크 신부 초청 강연 3일 '성료'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3-05-08
  • 조회수 :  806

기사원문링크

(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소언 기자 = 2023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문화영성 강좌 '토마시 할리크 신부 초청 강연'이 오늘(3일) 오후 2시 30분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에서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위기의 시대, 신앙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은 옥현진 대주교를 비롯해 사제와 수도자, 신학생, 신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이번 강연은 '변화하는 시대, 성숙한 신앙의 길'과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징표'라는 2가지의 소주제로 나뉘어 참석자들에게 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시대 속 쇄신하는 신앙의 길을 모색하는 법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날 강연에는 종교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템플턴 상'을 수상한 '토마시 할리크 신부'가 직접 강연자로 나선 가운데 작은형제회 박성호 신부가 통역,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최윤복 원장신부가 진행을 맡았습니다.

할리크 신부는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 시대는 자연환경이라는 의미에서는 기후가 변화하고 있지만 도덕적이고 문화적인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변화의 속도, 범위, 깊이는 그동안 확실하다고 여겨온 것들을 전반적으로 뒤엎고 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역사를 통틀어 위기의 시기에 역동적인 신앙과 교회의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줬다"며 "심각한 여러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 시대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를 '함께 걷는 길' 이른바 '시노드' 형태의 교회로 쇄신할 필요성을 선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할리크 신부는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의미하는 '시노달리타스'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도 밝혔습니다.

할리크 신부는 "교황은 날마다 시노달리타스에 대해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와 모든 대륙의 지역 교회에서 시노드 모임이 있다"며 "교회의 모든 수준에서 열리는 시노드 모임은 신앙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고 서로의 말을 경청하며 무엇보다도 오늘날 교회에 성령께서 하시는 말씀을 경청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수세기 동안 종교 공동체는 치유하는 희망의 원천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가톨릭교회를 포함해 세계의 많은 종교가 확실성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신앙에 무관심해지거나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을 묻고 "서로의 말을 경청하는 시노드 과정에서 우리는 그들의 말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연 2부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속 교회의 모습에 대해 설명하며 앞으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제시했습니다. 

할리크 신부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동안 불행을 몰고 온 주인공으로서 자신은 하느님을 찾지 않고 오히려 사랑과 연대를 돕는 행위에서 그분을 찾았다"며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가장 친밀하게 만나는 곳은 믿음, 사랑, 희망의 행위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미덕의 삼위일체에서 일반적으로 그리스도교적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엇인지 봐보자"며 "이는 신성인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 그리고 인간의 자유가 하나되는 것인데 자유 없이는 그 미덕도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할리크 신부는 "전쟁과 전염병을 비롯한 이 세상의 고통은 우리의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의 상처"라며 "우리가 이 세상의 상처를 무시하지 않고 이 위기에 대응해 민족주의, 종교 근본주의를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지금은 커다란 영적 변혁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진화의 핵심, 그리스도교만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역사의 새로운 장을 표현한 비전이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 1시간여 동안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할리크 신부가 참석자들의 질문에 대해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40여개의 질문 가운데 하나로 '한국교회는 성직주의, 주교 정신적 권위주의에 대한 쇄신을 요구받는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조언해주세요'라는 질문에 할리크 신부는 "우리 교회는 회사들의 조직처럼 남아서는 안되고 좋은 관계를 갖는 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 뒤, "혹시 특정한 누군가를 뽑아달라는 뜻이냐"고 되물으면서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이날 강연을 들은 광주가톨릭대학교 이현호(프란치스코)신학생은 "토마시 할리크 신부님이 쓰신 저서를 많이 보기도 했고 직접 강연을 하신다고 해서 오게 됐다"며 "강연을 듣다보니 책을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느낌이었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참석한 광주가톨릭대학교 이진우(라파엘)신학생은 "학교에서 저희 모두를 초대해주셔서 참석하게 됐다"며 "학부 1학년으로서 외국인 신부님의 강의를 듣는 것이 새롭고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 김니나(베로니카·화정4동성당)씨는 "베네딕토수도회 부활 피정을 갔을 당시 게시판에 부착된 포스터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며 "신앙과 관련해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시각을 갖기 위해 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토마시 할리크 신부는 1984년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나 프라하 카를 대학에서 사회학과 철학,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공산 정권 아래 체코슬라바키아에서 심리치료사로 일하면서 1978년 동독에서 비밀리에 사제 서품을 받고 지하 교회에서 활동했습니다.

이후 1989년 벨벳 혁명으로 공산 정권이 붕괴한 뒤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의 외부 자문단으로 일했으며 체코 주교회의 총대리로 봉직했습니다.

할리크 신부는 종교 간 대화, 저술과 교육 활동, 영적 자유와 인권 보호 증진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템플턴 상, 2010년 로마노 과르디니 상 등 여러 저명한 상을 수상했습니다.

또, 대표저서로는 '하느님을 기다리는 시간', '상처 입은 신앙', '고해 사제의 밤', '신이 없는 세상' 등이 있으며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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