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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교구육지 최초 광주서 '4월 걸상' 제막식 열려...김희중 대주교, ''광주 5·18과 제주 4·3 연대해야''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4-04-02
  • 조회수 :  185

(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소언 기자 = 제76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을 하루 앞두고 육지 최초로 광주에 제주의 사월을 기억하는 걸상이 세워졌습니다.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는 오늘(2일)광주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제주 4·3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4월 걸상' 제막식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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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막식에는 전임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비롯해 전임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 박병규 광산구청장, 제주 4·3유족회, 5·18기념재단, 오월어머니회 등 7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 공동대표인 김 대주교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함께 공감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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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사람들에게 가장 슬펐던 것은 고립돼 있었다는 것”이라며 “이런 심정은 제주 4·3 유족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생각될 것이기에 광주 5·18과 제주 4·3이 연대해 전국화를 하며 함께 나아가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임 제주교구장인 강 주교는 “제주 4·3의 폭력과 같은 대규모 집단적 폭력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모두가 폭력의 피해와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의 기억을 끊임없이 되살리고 연대해 증폭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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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제주에 광주 오월 걸상을 설치하고, 광주에 제주 사월 걸상을 설치하는 것은 우리 역사 안에 자라온 폭력의 확산과 승계를 차단하고 인간 존중과 평화의 연대를 강화하는 희망찬 상징이 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기억의 연대를 통해 제주 4·3과 광주 5·18의 전국화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4월 걸상’은 제주에서 활동하는 강문석 작가의 작품으로 작품명은 '민중의 힘'입니다.
 
걸상은 제주 4·3 학살을 상징하는 총알이 꺾인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꺾인 총알 밑에는 민중의 힘을 상징하는 제주 몽돌이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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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몽돌은 거친 시간을 견뎌내며 작아졌지만 결국 민중의 힘이 모여 제주 4·3의 폭력을 견디고 이겨낸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강 작가는 “걸상이 작품도 작품이지만 충분히 걸상으로서 활용도가 있게끔 오월과 사월이 함께 앉을 수 있는 2인용 정도 되는 의자이다”며 “그래서 아픔과 저항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제주 4·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 사태와 1954년 9월 21일까지 7년 7개월 동안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군경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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