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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46년 성소후원은 멈추지만 기도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광주대교구 재경성소후원회, 1박2일 '아름다운 마무리' 감동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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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소언 기자·유관영 수습기자 = "우리의 조그만 정성과 기도가 오늘날 이렇게 훌륭한 신앙공동체로 성장한 천주교광주대교구 발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하니 성소를 위해 기도했던 지난 시간이 떠올라 울컥합니다"
올해로 46년째 서울에서 천주교광주대교구의 성소를 위해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김태자(페루페투아·85)씨는 광주대교구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광주가톨릭박물관을 둘러보고 벅찬 감동을 전하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광주 출신으로 60여년 전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에 올라온 김태자씨는 비록 몸은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광주대교구 신자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교구민들의 사목을 이끌어갈 성소자들을 위해 재경성소후원회가 만들어진 순간부터 올해로 46년째 후원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씨와 같은 마음으로 광주대교구 성소를 후원하고 있는 재경성소후원회원은 모두 60여명.
이들 후원회원들은 한결같이 나이가 들어 연로하지만 광주대교구 공동체의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무르익어갔습니다.
지난 1978년 전임 교구장인 윤공희 대주교 재임시절 형편이 어려워 목자를 길러내는데 힘겨웠던 광주대교구 성소를 위해 결성한 재경성소후원회가 지난 46년간의 사랑과 정성을 뒤로하고 올해 아쉽게도 문을 닫게 됐습니다.
광주대교구 성소국장 김영호 신부는 "한달에 한번씩 서울로 올라가 재경성소후원회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데 모두들 나이도 연로하시고 후원회원들의 숫자도 적어지다 보니 회원분들이 늘 미안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며 "이제 우리가 그 의미를 잘 살려서 아름답게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후원해주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재경성소후원회원들을 광주로 모셔서 아름다운 마무리 여정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14일 열차를 타고 나주에 도착한 광주대교구 재경성소후원회원들은 이날 오후 3시 나주시 남평읍에 있는 광주가톨릭대학교를 찾아 신학생들로부터 큰 환대를 받았습니다.
15명의 신학생과 부제들은 그동안 성소 후원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재경성소후원회원들을 위해 현덕의 '꽃'과 장환진의 '임마누엘' 성가를 봉헌했습니다.
자신들이 수년동안 후원했던 신학교에서 사람냄새가 나는 목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신학생들을 보며 재경성소후원회원들은 환한 웃음과 감동의 눈물로 화답했습니다.
이날 광주가톨릭대에서 성소국장인 김영호 신부가 주례한 가운데 봉헌한 미사 중에 재경후원회원들은 그동안 행복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마무리되는 재경성소후원회 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이맑음(마오로)부제는 "사제 성소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실제로 뵙게 돼 감사하고 아쉬운 마음이다"며 "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저희가 이렇게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저희 힘만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후 이들은 목포로 자리를 옮겨 가톨릭성지를 둘러본 뒤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유달산이 내려다 보이는 가톨릭성지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일찍 광주로 올라온 재경성소후원회원들은 광주대교구 총대리이자 광주가톨릭박물관장인 김영권 신부의 안내로 광주가톨릭박물관을 둘러보며 광주대교구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교구청 경당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가 주례한 가운데 46년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감사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옥 대주교는 "그동안의 정성 가득한 기도와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 속에서 벌써 광주대교구 사제가 307명, 교구민이 36만6천여명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980년 5월 18일 이후에 역사적인 현장에서 진리가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그 열정을 느꼈던 많은 젊은이들이 사제가 되고자 신학교에 입학했고, 사제가 돼서 살아가고 있다"며 "이제는 옆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교구로 성장했기에 영적으로 더 깊어지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옥 대주교는 "해마다 광주대교구 인권평화재단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들, 우리보다 더 어려운 신학생들을 돕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더 세상 안에서 빛이 되는 빛고을 광주대교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미사 중에는 영적, 물적 후원으로 함께한 재경성소후원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교구장 축복장과 기념 선물을 전달하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최옥주(베로니카·76)광주대교구 재경성소후원회장은 "재경성소후원회가 마무리가 돼 서운한 마음이 크지만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은 어디서든지 가능하기에 앞으로도 사제들을 잊지 않고 기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여정에 동행한 송점숙(안젤라)씨는 "후원은 여기서 멈추지만 광주대교구의 발전과 성소를 위해 늘 기도하겠다"며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신학생, 사제, 광주대교구와 항상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함께 미사에 참례한 정남성(요셉)광주대교구 성소후원회장은 "선배님들을 모시고 한 자리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이 큰 은총이라고 생각한다"며 "재경성소후원회의 활동이 마무리된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앞으로 교구 성소후원회 차원에서도 사제들을 위한 기도, 성소자를 위한 기도, 신학생들을 위한 기도를 열심히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광주대교구 성소국장 김영호 신부는 "재경성소후원회를 마무리하게 된다는 것이 굉장히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맺는다'는 말처럼 꽃이 지는 것 자체는 굉장히 아쉬운 일이지만 꽃이 져야 열매가 맺는 것이고, 그 결실이 풍성하게 우리 교구 안에 살아나고 있다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재경성소후원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을 늘 잊지 않을 것을 약속했습니다.
지난 46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광주대교구 성소를 위해 정성을 봉헌해 준 '재경성소후원회'.
그 뜨거웠던 활동과 정성, 그리고 마음을 다한 성소자들을 위한 기도는 광주대교구 역사에 길이 빛날 것이고 교구민들의 뇌리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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