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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한일 양국 간 갈등, 하느님 안에서 일치 이루길''…목포서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 열려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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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은지 기자 = '2027년 세계청년대회'와 '한일 사제 교류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이 어제(13일)둘째날 일정을 마쳤습니다.
목포시 산정동 레지오마리애기념관에서 시작한 둘째날 일정에서 한일 주교들은 한국교회 사제의 일본 파견에 대한 한일 각국 시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교회 사제의 일본 파견은 전 대전교구 고(故)경갑룡 주교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한일 화해의 징표이자 교류모임이 맺은 대표적인 성과로 손꼽힙니다.
이날 오전 히로시마교구장인 시라하마 미쓰루 주교와 가고시마교구장 나카노 히로아키 주교는 ‘한국 사제가 파견된 일본 가톨릭 교구 주교의 이야기’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시라하마 미쓰루 교구장은 "현재 히로시마 교구에 부산교구 소속 3명의 사제가 파견돼 함께 하고 있으며, 젊은 신부들이 늘어나면서 교회에 활기가 돈다"며 "일본에 파견된 한국 사제들이 기도와 미사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고 신자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젊은 사제들의 파견으로 성경 활동에 대한 새롭고 젊은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으며, 특히 귀국했던 신부들이 다시 한국 신자들과 함께 일본을 방문하면서 한국 신자들과 일본 신자들간의 교류 역시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평했습니다.
한국 측에서는 부산교구 몰운대본당 김기영 신부와 광주대교구 우수영본당 송형근 신부가 ‘일본에 파견된 한국 사제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히로시마 교구로 파견됐던 김기영 신부는 "한일 간의 상처가 치유되고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서 한국 사제들의 일본 파견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느님께서는 한때 일본의 점령지였던 한국에서 지금도 사제들을 파견하심으로써 변함없이 일본 교회와 일본 국민들을 사랑하고 계심을 드러내고 계시기 때문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본에 살고 있는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의 사랑을 깨닫게 될 때 한일간 평화의 다리도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 커져갈 때 그 평화의 다리는 세속의 모진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더욱 견고해지리라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학생 학부과정을 마친 뒤 일본에 파견됐던 송형근 신부는 "일본 교회의 사제 수가 부족하긴 하지만 일본 신학생들도 한국 신학교에 파견해 양성을 받고 사제 생활 후에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게 교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단순히 부족한 사제 수의 충당이 아닌 한국 교회와 일본 교회가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것이 25년 넘게 지속되어 온 한일주교교류모임의 큰 성과이며 중요한 목적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한국 교회와 일본 교회에 크나큰 담론을 너무 좁은 식견으로 이야기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앞으로의 한국 교회와 일본 교회의 발전과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한일 동반의 여정에 조금이나마 경험한 사제로서 작은 생각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발표가 끝난 후 한일 주교들은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발표에 담기지 못한 사제 파견에 대한 각국의 시선 및 의견 차이, 파견 시 애로사항 등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어진 일정으로 오후에는 목포산정동준대성전에서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 주례로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이날 옥현진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을 이곳 광주대교구의 첫 본당인 산정동 성당에서 개최하게 되어 참으로 기쁘고 긴 여행길 마다하지 않고 함께해 주신 일본 주교님들, 신부님들을 환영한다"며 "아직도 한일 양국 간의 역사적 화해를 이뤄내지 못했지만 하느님 안에서 일치를 이뤄가는 한일 주교 모임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 화해의 길로 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선배 주교님들의 뜻을 이어받아 한일 양국 간의 진심 어린 화해를 도모하고 지리적뿐만 아니라 심정적으로도 가까운 이웃이 되길 희망한다"며 "또한 아픈 과거의 역사를 안고 현재를 즉시하고 서로가 수긍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갈 때 우리는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김경임(모니카)씨는 "이렇게 많은 주교님들과 함께 미사를 집전한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 벅차고, 하늘에서 내려온 선물같다"며 "목포에 레지오마리애가 생길 때에도 정말 행복했는데 이렇게 또 많은 주교님들이 오시니 축복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한일 양국 주교들은 마지막 날인 오늘(14일)오전 전체 모임과 그룹 토의가 진행된 뒤 전체 회의를 끝으로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 사흘간의 공식 모임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한편, 한일주교교류모임은 양국이 공통의 역사 인식을 계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이해·협력하는 교회로 나가기 위해 1996년 2월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 이름으로 첫 모임을 가진 이래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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