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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R>광주대교구, 19일 소록도성당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기념비 제막식 거행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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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
(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소언 기자 = 고흥의 소록도는 오랫동안 한센병 환자들의 아픔을 품어온 섬입니다.
그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머나먼 멕시코에서 이 섬을 찾아온 이들이 있었는데요.
바로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소속 사제들입니다.
지난 1968년부터 소록도성당에 파견된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소속 사제들은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이에 천주교광주대교구는 오늘(19일)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소속 사제들의 공로를 기념하기 위해 제막식을 거행했습니다.
제막식 현장을 김소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을 보듬었던 성당.
고흥군 소록도에 있는 소록도성당입니다.
소록도성당은 소록도에 있는 한센병 환자들의 생활지인 병사(病舍)지역에 지난 1946년 9월 공소가 설립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1960년 8월 본당으로 승격한 소록도성당은 병원 직원들이 이용하는 1번지성당과 환자들이 사용하는 2번지성당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2번지성당은 건립 당시 한센병 환자들이 직접 경사지를 평탄한 지형으로 만들고 바닷가에서 모래를 채취해 벽돌을 만들어 지은 만큼 환자들에게는 육체적·정신적 아픔의 치유를 위한 영적 장소가 됐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소속 사제들은 한국인들조차 외면한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며 선교에 힘써왔습니다.
이같은 공로를 기념하기 위해 천주교광주대교구는 오늘(19일)오전 11시 소록도2번지성당에서 기념비 제막식을 거행했습니다.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는 제막식 강론에서 "예수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거나 잡아주고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 주며 살아가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주님께서는 당신이 먼저 사랑의 모범을 보여주시고 우리에게도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말씀하신다"며 "이는 단순히 입으로만 말하는 사랑이 아니라 접촉할 수 없는 사람을 향해 손을 내미는 사랑이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들을 향해 자신의 손을 내밀고 있느냐"고 물은 뒤, "초창기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신부님들과 마리안느와 마가렛, 그리고 많은 선교사 신부님들이 소록도 형제 자매들에게 친구가 돼 손을 내밀어 주셨고 그분들의 삶을 기억하고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옥현진 대주교의 말입니다.
<인서트-1, 하느님의 품에 먼저 가신 마가렛과 선교사 신부님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들이 그 역할을 지속해 나가야 합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이곳을 방문하셨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형제 자매들에게 가까이 가는 것을 꺼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직접 상처 부위를 바라보고 약을 발라주고 따뜻한 손길을 전했습니다. 그 사랑이 치유의 기적을, 사랑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후 소록도성당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기념비 제막식을 축하하기 위한 주요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인 강성현 신부는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신부님들의 관심과 정성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고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아직까지 소록도본당과 소록도 한센인들을 위해 헌신했던 신부님들이 좋은 일들을 하고 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강성현 신부의 말입니다.
<인서트-2, 이곳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드러내는 자리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아주 뜻깊은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챙겨주시고 우리를 위해 항상 기억해 주심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이 사랑한 것처럼 그런 삶으로 살았기 때문에 주님께 감사드려야 되겠습니다.>
주한 멕시코 카를로스 페냐피엘 소토 대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과 멕시코 사이 국가적 친교와 형제적 연대를 드러냈습니다.
카를로스 페냐피엘 소토 대사의 말입니다.
<인서트-3, 오늘 제가 소록도를 방문하면서 느꼈던 것은 양쪽 국가의 대인 관계는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이거나 기타 문화적인 그런 것보다는 옛날부터 조용하게 사랑으로 이뤄진 관계, 인격적인 관계, 소록도에서 사는 사람들과 또 우리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신부님들이 여기 와서 맺었던 사랑의 관계를 지금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신자들은 한센병 환자들이 차별받던 시대에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곁을 지킨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사제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오순한(세례자 요한)씨의 말입니다.
<인서트-4, 과달루페 외방선교회 신부님들이 서로 봉사하고 한센병 환자들을 안아줘서 이 좋은 기념비를 세우게 돼서 기쁩니다. 역사에 남을 기념비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 뜻이 잘 보존됐으면 좋겠어요.>
한때 고립과 차별의 상징이었던 소록도.
이제는 치유와 연대, 사랑의 땅으로 다시 기억되고 있습니다.
cpbc뉴스 김소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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