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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광주대교구, 15일 천노엘 신부 추모미사 봉헌...옥현진 대주교, ''하느님 품에서 평안하시길''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5-07-15
  • 조회수 :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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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리원 기자 = 천주교광주대교구는 오늘(15일)오전 10시 광주시 서구 염주동성당에서 천노엘 신부의 유해와 함께 추모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천노엘 신부의 안식을 기도하며 봉헌된 이날 추모미사는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를 비롯해 전임 교구장인 윤공희 대주교와 김희중 대주교, 무지개공동회 관계자, 유가족, 사제, 수도자, 신자 등 2천여명이 참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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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미사는 천 신부의 그동안 활동을 되새기는 영상으로 시작된 가운데 사제와 신자들은 영상이 시작되자 생전 고인을 떠올리며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습니다.

옥 대주교는 이날 강론에서 "우리는 천노엘 신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했다"며 "천 신부는 스물다섯살 청년이던 시절 한국에 와서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평생을 사목과 발달장애인을 위해 애쓰다가 지난달 1일 하느님 품에 안겼다"고 회고했습니다. 

이어, "천 신부는 입원해 계실 때 아일랜드로 병문안을 간 후임 신부와 무지개공동회 직원에게 '엠마우스 정신으로 (장애인) 식구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직원들도 인내심 많이 가지고 (장애인) 식구들에게 잘할 것'을 당부하며 마지막까지도 장애인 식구들을 챙기셨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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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옥 대주교는 "천 신부는 항상 장애인은 '가족'으로 여기며 친구요, 아버지며 할아버지로 살아오셨고 그들의 권리와 자립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셨다"며 "그는 '사회적 약자가 교회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교회가 오히려 사회적 약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천 신부를 추억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일랜드 유가족들이 천 신부의 유해 일부를 빛고을로 모시고 왔다"며 "덕분에 우리는 담양 성직자 묘지에 천 신부를 모시고 그의 삶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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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옥 대주교는 "무지개공동회 식구들도 천 신부가 생각나면 가서 눈물 흘릴 장소가 생겼다"며 "천 신부의 묘비에는 '신부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이 사회와 교회가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오수성 신부는 추모사를 통해 "천노엘 신부의 사목 목표는 장애인들이 더 이상 숨어살지 않고 더불어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였다"며 "이를 위해 천 신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을 준비시키는 것이었다"고 천 신부를 회상했습니다. 

오 신부는 "천 신부는 많은 어려움도 전전하지 않으셨고 부담갖지 않으셨다"며 "2016년 사제서품 60주년을 맞으신 천 신부는 '교회가 장애인들을 위해 도전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 말이야 말로 천 신부가 평생 걸어오신 길이자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도전"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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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끝난 뒤에는 천노엘 신부의 유해는 담양 천주교 공원묘원으로 옮겨졌으며 옥현진 대주교 주례로 묘지 축복과 화관 봉헌이 함께 진행됐습니다.

한편, 천 신부는 1999년 제1회 한국 장애인 인권상 수상 제안을 받았지만 “자신은 당연한 하느님의 일을 했을 뿐”이라며 개인 자격의 수상을 거절했습니다. 

이후 받은 모든 상은 장애인 당사자와 공동체 이름으로만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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