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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광주대교구, 29일 '축성생활의 해' 학술심포지엄 개최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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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톨릭평화방송) 김소언 기자 = 한국교회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이 함께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오늘(29일)오후 1시 염주동성당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와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학술심포지엄은 ‘평화의 길을 함께 걷는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주제로 현대 사회에서 축성생활의 의미와 역할을 삼위일체적 친교 안에서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날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고립과 연대-현대인의 철학적 인간학을 위한 시론', '축성 생활-충실성과 쇄신의 여정', '다시 출현하는 축성 생활의 다양한 모습들', '희망의 순례 공동체인 교회의 영성과 사명' 등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으며 총평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소속 백남일 신부가 맡았습니다.
주제 발표에 앞서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는 개회사에서 "'평화의 길을 함께 걷는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주제는 한국 교회 안에서 수도자들이 걸어왔던 과거를 뒤돌아보고 오늘날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현실의 어려움을 직시하고 미래의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교회가 성직자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수도자와 평신도가 성령 안에서 고유한 역할을 찾고 수행하기를 바란다고 하셨고 시노달리타스라는 개념을 통해 시노드적 교회로서 구성원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대화하고 경청하며 성령 안에서 함께 걸어가길 희망하셨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있지만 희망의 교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그 자체로 희망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래의 교회는 분명 어느 한 계층에 의지하기보다는 함께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옥 대주교는 "수도자라는 신분이 늘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 역할을 찾고 수행해 왔다면 이젠 더 많은 기회의 세상 안에서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한다"며 "홀로 걸어가는 길이라기보다 주님이 세우신 교회와 함께 걸어가는 길임을 늘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안준상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는 현대인이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현시대의 축성생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안 교수는 "축성생활은 불신과 불안을 넘어서 삶의 진정한 안정과 기쁨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며 그것이 또 실제로 가능함을 보여줄 수 있다"며 "그리스도의 은총, 타인과 자신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신뢰에서 오는 기쁨과 즐거움이 이미 축성생활을 통해 은총을 받았다는 한 징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축성생활자들은 무엇보다 하느님과 우리 모두에 대한 무한한 신뢰 속에 안정감을 느끼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어야 할 것 같다"며 "즐거워하는 연대의 인간으로서 존재함을 통해 축성생활은 그리스도와 그의 제자들이 보였던 것처럼 우리 시대를 어둡게 만드는 불안과 불신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소속 박주영 수녀는 축성생활자들이 충실성 속에서 나아가야 할 쇄신의 소명에 대해 논했습니다.
박 수녀는 "교회는 오랜 역사 안에서 축성생활과 축성된 이들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해 왔지만 이러한 표현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질문으로 다가온다"며 "축성생활은 하느님께 자신의 존재 전체를 온전히 바치려는 깊은 열망에서 출발해 수많은 체험과 여전이 모자이크처럼 엮여 이뤄진 구체적인 삶의 형태이다"고 밝혔습니다.

20분 동안의 휴식 시간을 가진 참석자들은 세번째 발제자로 나선 성심수녀회 소속 신소희 수녀와 사도성안드레아수녀회 소속 김미정 수녀의 강연을 경청했습니다.
신소희 수녀는 축성생활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교회사와 영성 신학적 관점에서 고찰하며 시대의 필요에 따라 출현한 다양한 축성 생활의 형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김미정 수녀는 참석자들과 교회가 직면한 사명의 핵심인 시노달리타스를 교회 체계 안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논의했습니다.
학술 심포지엄을 총 논평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소속 백남일 신부는 축성생활의 의미와 방향성을 정리했습니다.
백 신부는 "평화의 길을 함께 걷는 순례 여정 속에서 수녀님들과 교수님들의 논문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조언을 경청할 수 있었다"며 "이번 심포지엄은 현대 사회의 불안과 고립을 넘어 축성생활이 그리스도의 케노시스에 기반한 무조건적 사랑과 자기비움으로 새로운 인간과과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무엇보다 학술 심포지엄 참가자들은 교회 구성원으로서 시노달리타스의 정신을 통해 ‘희망의 순례자들’의 사명을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날 염주동성당을 찾은 정은호(모니카·대촌동성당)씨는 "우리 지역에서는 축성생활의 해에 대한 소식을 접하기 어려웠는데 가까운 곳에서 학술 심포지엄이 열려서 오게 됐다"며 "축성 생활을 통해 신부님, 수녀님을 더욱 존경하고 신앙생활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더욱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올해 '축성생활의 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 60주년과 지난 2015년 '봉헌생활의 해'를 지낸 뒤, 10년이 되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축성생활의 의미를 돌아보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한국 교회는 축성 생활의 해를 맞아 9월 한달 동안 4개 교구에서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서울대교구를 시작으로 15일 대구대교구, 22일 부산교구, 이날 광주대교구 염주동성당에서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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